-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3일간의 알바, 그리고 사라진 '백수' 타이틀
"야, 민수야! 나 이번에 가게 오픈하는 거 알지? 딱 3일만, 오픈빨 받을 때만 좀 도와주라. 일당 섭섭지 않게 줄게."
친구 정호의 부탁이었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친구였던 녀석이 번듯한 한식당 사장님이 된다는데, 취업 준비만 2년째 하고 있는 내가 거절할 명분은 없었다. 도서관 공기가 답답하던 차에 몸이라도 쓰면 잡생념이 사라질까 싶어 수락했다.
"그래, 민증번호 좀 불러줘. 돈 입금해야 하니까."
정호는 대수롭지 않게 물었고, 나도 별생각 없이 번호를 불러줬다. 3일간의 노동은 고됐다. 설거지와 서빙, 그리고 밀려드는 화환 정리에 정신이 없었다. 마지막 날, 정호는 고맙다며 봉투를 건넸고 우리는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며 웃었다.
문제는 2주 뒤에 터졌다. 도서관 열람실, 진동이 울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온 카카오톡 알림톡이었다.
[국민건강보험 자격 취득 안내] - 사업장명: 정호네 맛집 - 취득일: 2026.01.25
"어? 이게 뭐야?"
나는 눈을 비비고 다시 봤다. 자격 취득이라니. 나는 엄연히 부모님 밑에 피부양자로 들어가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직장 가입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내가 신청해 둔 '청년 구직활동 지원금'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재직자로 확인되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라는 팝업이 뜬 것이다.
손이 떨렸다. 한 달에 50만 원, 취준생인 나에게는 생명줄과 같은 지원금이었다. 나는 당장 정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너 나 4대 보험 가입시켰냐? 나 그냥 3일 도와준 건데?"
"어? 아, 그거? 세무사가 인건비 처리하려면 4대 보험 넣는 게 제일 깔끔하다고 해서... 너 경력에도 도움 되지 않아?"
정호의 해맑은 목소리에 머리가 핑 돌았다.
"야! 나 지금 취업 지원금 받는 거 다 끊기게 생겼어! 그리고 나 3일 일하고 그만둔 걸로 나오면 나중에 이력서 낼 때 인사팀이 뭐라고 생각하겠냐? 끈기 없는 놈이라고 볼 거 아냐!"
정호는 그제야
"아... 그런가?"
하며 말끝을 흐렸다. 친구의 무지가 나의 '공식 백수' 커리어에 빨간 줄을 그어버린 순간이었다. 나는 당장 이 꼬여버린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해졌다. 고작 3일, 친구를 도와준 대가치고는 너무나 복잡한 청구서가 날아왔다.
"가짜 직원" 등재의 위험성과 해결책
질문자님의 상황은 친구분이 비용 처리(세금 감면)를 위해 질문자님을 정식 직원으로 등록했을 가능성이 99%입니다. 하지만 질문자님은 실제 직원이 아니며, 단기 조력자에 불과하므로 이는 명백한 행정 착오이자 잠재적인 문제입니다.
💡 친구가 4대 보험을 가입시킨 이유
경비 처리: 음식점은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을 높여야 소득세를 줄일 수 있습니다. 친구분은 질문자님에게 준 돈을 '공식적인 인건비'로 인정받기 위해 4대 보험에 가입시킨 것입니다. (일용직 신고가 아닌 정규직/상용직으로 신고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두루누리 지원금 등: 직원을 고용하면 정부에서 4대 보험료를 지원해 주는 제도를 이용하려 했을 수 있습니다.
단순 무지: 세무 대리인이 "주민번호 주세요" 해서 줬더니 자동으로 가입 처리된 경우도 있습니다.
⚠️ 질문자님(취준생)에게 닥칠 불이익
정부 지원금 탈락: 청년수당,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은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4대 보험 가입자는 '취업자'로 분류되어 지원금 대상에서 즉시 탈락하거나, 부정수급으로 간주되어 환수당할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료 폭탄: 부모님 밑에 피부양자로 있어 보험료를 안 내던 상황이었다면, 이제 지역가입자나 직장가입자로 전환되어 보험료가 청구될 수 있습니다. (직장가입자면 친구가 내주겠지만, 퇴사 처리 후 지역가입자로 남으면 본인이 내야 함)
경력 증명서 오염: 나중에 취업해서 '건강보험 자격득실 확인서'를 제출할 때, 고작 며칠 일하고 퇴사한 기록이 남습니다. 면접관이 "여기서 며칠 일하고 왜 그만뒀나요?"라고 물으면 해명하기 곤란해집니다.
✅ 해결 솔루션
친구분에게 즉시 연락하여 "착오 가입이니 4대 보험 취득 취소 신고를 해달라"고 요청해야 합니다. '상실 신고(퇴사)'가 아니라 아예 가입 자체를 없던 일로 하는 '취득 취소'를 해야 기록이 깔끔하게 사라집니다.
취준생이 잠깐 알바하고 4대 보험 들면 생기는 치명적 문제점 총정리
취업 준비생 시절, 아르바이트나 지인의 일을 돕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때 "4대 보험 들어줄게"라는 호의가 때로는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청년 지원 정책을 이용하고 있거나 계획 중이라면, 의도치 않은 4대 보험 가입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왜 그런지,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 1. '미취업' 상태가 깨진다 (가장 치명적)
정부에서 지원하는 대부분의 청년 정책은 '미취업 청년'을 타깃으로 합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1유형, 2유형): 주 30시간 이상 일하거나 월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약 50~60만 원)이면서 고용보험에 가입되면 지원이 중단됩니다.
청년구직활동지원금(청년수당): 4대 보험에 가입되는 순간 '취업'한 것으로 간주되어 지원금이 끊깁니다. 만약 이를 신고하지 않고 지원금을 받으면 부정수급으로 2배, 3배를 토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내일배움카드: 실업자 전형으로 발급받아 국비 교육을 듣고 있었다면, 재직자로 전환되면서 수강 자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2.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박탈
보통 취준생들은 부모님의 직장 건강보험 밑에 '피부양자'로 등록되어 보험료를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친구 가게에서 4대 보험을 취득하는 순간, '직장 가입자'로 신분이 변동됩니다.
이후 며칠 뒤 일을 그만두어(도와주는 게 끝나서) 상실 신고가 되면, 다시 부모님 밑으로 자동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지역 가입자'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본인의 재산이나 소득이 없어도 지역 건보료 고지서가 집으로 날아올 수 있으며, 다시 피부양자 등록을 하려면 공단에 별도 신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합니다.
📄 3. 이력서와 경력 증명서의 '오점'
기업에 입사할 때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를 제출하라는 곳이 많습니다. 이는 과거에 어디서 얼마나 일했는지 팩트를 체크하기 위함입니다.
상황: A 음식점(친구 가게)에서 입사일 1월 1일, 퇴사일 1월 5일로 기록됨.
면접관의 시선: "이 지원자는 5일 만에 퇴사했네? 끈기가 없나? 아니면 위장 취업인가?"
아무런 직무 연관성도 없는 짧은 기록은 오히려 해명해야 할 '귀찮은 짐'이 됩니다.
💸 4. 실업급여 수급 꼬임
만약 질문자님이 이전에 다른 곳에서 1년 정도 일하다가 퇴사해서 실업급여를 받고 있던 중이라면?
단 하루라도 취업(4대 보험 가입) 사실이 발생하면 실업급여 지급이 중단됩니다. 이를 실업인정일에 신고하지 않으면 부정수급으로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나중에 진짜 실업급여를 받으려 할 때, 이 '며칠간의 가입 이력'이 피보험 단위 기간 산정에 혼선을 주거나, 마지막 이직 사유(자발적 퇴사 여부)를 따질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결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친구분의 의도가 나빴던 것은 아니겠지만(세금 처리 목적), 결과적으로 질문자님께는 피해가 갑니다.
정중하게 요청하세요: "내가 취업 지원금 받는 게 있어서 4대 보험이 들어가면 안 된다.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 취소' 처리를 해달라"고 하세요.
일용직 신고 또는 3.3%: 굳이 세금 처리를 해야 한다면 '일용직 근로소득'으로 신고하거나, 3.3% 사업소득세만 떼는 프리랜서로 처리해 달라고 하는 게 그나마 낫습니다. (단, 이 경우에도 소득이 잡히므로 소득 제한이 있는 지원금은 확인 필요)
가장 좋은 방법: 며칠 도와준 정도라면 그냥 현금으로 용돈 받고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취준생 신분 유지에는 가장 안전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이미 가입되었다는데 취소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합니다. 친구분(사업주)이 근로복지공단과 건강보험공단에 '착오에 의한 취득 취소' 요청을 하면 가입 이력 자체를 삭제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퇴사 처리를 하는 '상실 신고'와는 다릅니다. 상실 신고는 기록이 남지만, 취득 취소는 기록이 사라집니다.
Q2. 일용직으로 신고되면 괜찮나요?
A. 상용직(4대 보험)보다는 낫지만, 일용직도 고용보험에는 가입됩니다. 따라서 '실업급여 수급 중'이거나 '소득이 0원이어야 하는 지원금'을 받고 있다면 일용직 신고도 문제가 됩니다. 본인이 받는 혜택의 조건을 먼저 확인하세요.
Q3. 친구가 세금 때문에 꼭 해야 한다고 하면요?
A. 친구 입장에서는 인건비 처리를 못 하면 그만큼 세금을 더 내야 하니 아까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자님이 잃게 될 청년수당이나 스펙상의 불이익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친구에게 명확히 설명하고, 차라리 3.3% 공제(프리랜서) 방식으로 변경을 협의하세요.
Q4. 제가 신고하지 않으면 정부에서 모르지 않을까요?
A. 아닙니다. 4대 보험 전산망은 국세청, 고용노동부 등과 연동되어 있습니다. 가입되는 즉시 전산에 뜨기 때문에, 다음 달 지원금 심사에서 바로 걸리게 됩니다. 숨길 수 없습니다.
Q5. 4대 보험 가입되면 무조건 나쁜 건가요?
A. 아닙니다. 정식으로 취업해서 오래 다닐 직장이라면 4대 보험은 경력 인정, 실업급여 적립, 산재 보상 등 근로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필수 요소입니다. 다만, 지금처럼 '일하지 않는데 가입되거나', '초단기 알바인데 가입되는 경우'가 취준생의 신분과 충돌하여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