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대표가 개인 돈으로 당근마켓에서 산 회사 물품, 비용 처리 가능할까요? (증빙과 회계 처리 완벽 가이드)

 

🥕 "대표님, 그 의자 영수증 어디 있어요?" 초보 CEO의 당근마켓 수난기

스타트업 '퓨처 디자인'을 설립한 지 막 3개월 차에 접어든 김민수 대표. 그는 요즘 사무실을 채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었다. 휑한 사무실에 직원들이 쓸 책상과 의자를 사야 했는데, 빠듯한 자본금 탓에 새 제품을 사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습관적으로 켠 '당근마켓' 앱. 김 대표의 눈이 번쩍 뜨였다. 

[급처] 퍼시스 사무용 의자 5개 일괄 판매 - 상태 최상 

가격은 새 제품의 반의반 값도 안 되는 50만 원이었다. 이건 기회였다. 김 대표는 망설임 없이 판매자에게 채팅을 걸었다.

"저기요, 지금 바로 가지러 갈게요! 계좌 불러주세요." 

마음이 급했던 김 대표는 법인 카드를 아직 발급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자신의 개인 은행 앱을 열어 판매자에게 덜컥 50만 원을 이체해 버렸다. 

"쿨거래 감사합니다!" 

판매자의 명쾌한 인사와 함께 김 대표는 의자 5개를 용달차에 실어 사무실로 가져왔다. 직원들은 

"대표님 능력자!"

라며 환호했고, 김 대표는 알뜰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뿌듯함에 어깨가 으쓱해졌다.

하지만 그 뿌듯함은 딱 한 달 뒤, 세무 기장을 맡긴 회계 사무실 박 실장님과의 통화에서 산산조각 났다.

"대표님, 이번 달 지출 내역을 정리 중인데, 잡비 항목에 '당근 의자 50만 원'이라고 적힌 건 증빙이 없네요? 법인 카드로 긁으신 것도 아니고, 세금계산서를 받으신 것도 아니고요." 

"아, 그거 제가 급해서 제 개인 통장에서 이체했는데요? 싸게 잘 산 거잖아요." 

"대표님... 법인은 '증빙'이 생명입니다. 개인이 개인한테 돈 보낸 걸 회사가 어떻게 비용으로 인정합니까? 이거 자칫하면 대표님이 회사 돈 횡령한 걸로 오해받거나, 비용 인정 못 받아서 법인세 폭탄 맞을 수도 있어요."

김 대표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아니, 내 회사를 위해 내 돈 써서 싸게 샀는데 그게 죄가 된다고?' 

법인이라는 인격체는 김 대표 자신과는 엄연히 다른 존재라는 것을, 그는 너무 늦게 깨달았다. 이제 그는 사라진 판매자를 다시 찾아내야 할까? 아니면 이 50만 원을 고스란히 자신의 용돈 쓴 셈 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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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통장 거래도 '비용'으로 살려내는 심폐소생술

김 대표처럼 초보 법인 사업자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자금의 혼용'입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비록 세금계산서 같은 완벽한 '적격 증빙'은 아니지만, 거래의 실질이 분명하다면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꼼꼼한 '비적격 증빙' 준비와 올바른 '회계 계정 처리'가 필요합니다.

1. 거래 사실 입증하기 (증빙의 재구성)

법인이 개인(판매자)에게 물건을 샀을 때, 상대방은 사업자가 아니므로 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을 끊어줄 수 없습니다. 이때는 아래의 3가지 자료를 세트로 묶어 보관해야 합니다.

  • 📱 거래 내역 캡처 (채팅방): 당근마켓 채팅방에서 물건의 사진, 가격, 거래 날짜, '거래 완료' 상태가 보이는 화면을 캡처하세요. 이것이 '거래명세서' 역할을 합니다.

  • 💸 이체 확인증 (송금 내역): 김 대표님의 개인 통장에서 판매자에게 돈을 보낸 '이체 확인증'을 은행 앱에서 발급받으세요. 받는 사람의 실명과 계좌번호가 찍혀 있어야 합니다.

  • 📦 물품 사진 (실물): 구매한 물품이 실제로 사무실에 비치되어 업무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사진을 찍어두면 더욱 확실합니다.

2. 회계 처리의 핵심: 가수금과 가지급금

개인 돈으로 법인 물건을 샀다면, 회계적으로는 "대표이사가 법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법인이 그 돈으로 물건을 산 것"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 1단계 (구매 시점): 대표자가 개인 돈으로 결제함.

    • (차변) 비품(또는 소모품비) 500,000원 / (대변) 미지급금(또는 가수금-대표이사) 500,000원

    • 해석: 회사는 비품을 얻었고, 대표이사에게 갚아야 할 빚(미지급금)이 생겼다.

  • 2단계 (정산 시점): 법인 통장에서 대표자 개인 통장으로 돈을 돌려줌.

    • (차변) 미지급금 500,000원 / (대변) 보통예금 500,000원

    • 해석: 회사가 대표이사에게 빚을 갚았다.


💡 가능하지만 '부가세'는 포기해야 한다

김 대표는 박 실장님의 조언대로 부랴부랴 당근마켓 앱을 켰다. 다행히 채팅 내역이 남아 있었다. 그는 채팅 화면과 이체 내역서, 그리고 사무실에 놓인 의자 사진을 찍어 회계 사무실에 보냈다. 그리고 법인 통장에서 자신의 개인 통장으로 정확히 50만 원을 이체하며 적요란에 '비품대금 정산'이라고 적어두었다.

결과적으로 김 대표는 50만 원을 법인의 비용(손금)으로 인정받아 법인세를 절감할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다. 상대방이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부가가치세 10% 공제(매입세액 공제)는 받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만약 정식 가구점에서 55만 원(부가세 포함)에 샀다면 5만 원을 돌려받았겠지만, 당근마켓 거래는 부가세 공제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50만 원에 산 의자가 시중가 200만 원짜리였다면? 부가세 공제 혜택을 포기하더라도 당근마켓 거래가 훨씬 이득인 셈이다. 김 대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법인의 돈은 내 돈이 아니고, 내 돈도 법인의 돈이 아니다"라는 철칙을 마음에 새겼다.


✅ 문제 해결 및 요약

질문자님의 상황인 "법인 대표가 개인 통장에서 당근마켓 물품을 구매한 경우"에 대한 명쾌한 솔루션을 정리해 드립니다.

  1. 비용 처리 가능 여부: 가능합니다. (O)

    • 단, 업무와 관련된 물품(비품, 소모품 등)이어야 하며, 개인적인 용도(집에서 쓸 가구 등)라면 횡령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2. 필수 증빙 자료 (3종 세트):

    • 거래 화면 캡처: 물품명, 금액, 거래 일시, 판매자 정보가 나온 채팅 화면.

    • 이체 확인증: 대표자 개인 통장에서 판매자에게 송금한 내역서.

    • 지출결의서: 회사 내부 양식에 영수증(캡처본)을 첨부하여 결재를 받아두면 가장 확실합니다.

  3. 주의사항 및 한계:

    • 부가세 공제 불가: 판매자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사업자가 아니므로, 부가세 매입세액 공제는 불가능합니다. 오직 법인세 절감을 위한 '비용' 처리만 가능합니다.

    • 회계 처리: 법인 통장에서 대표자 개인 통장으로 해당 금액만큼 이체하여 '가수금(대표자가 회사에 입금했던 돈) 반환' 또는 '미지급금 지급' 형태로 회계 처리를 마무리해야 합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금액이 커도 상관없나요? (예: 300만 원짜리 중고 기계) 

👉 A. 금액이 커질수록 국세청의 소명 요구를 받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300만 원 정도라면 반드시 판매자의 인적 사항(이름, 연락처 정도)을 확보해 두는 것이 좋으며, '중고기계 매매 계약서'를 간략하게라도 작성하여 서명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금액이 너무 크면 개인 간 거래보다는 사업자 간 거래를 권장합니다.

Q2. 직원이 개인 돈으로 사고 청구해도 되나요? 

👉 A. 네, 가능합니다. 이 경우 회계 처리는 직원에 대한 '가지급금 정산' 또는 '미지급금 지급'으로 처리됩니다. 직원이 지출결의서를 작성하고 위에서 언급한 증빙 자료(채팅 캡처, 이체증)를 첨부하여 회사에 제출하면, 회사가 직원 계좌로 돈을 입금해 주면 됩니다.

Q3. 당근마켓 판매자가 '사업자'라고 합니다. 그럼 세금계산서 받을 수 있나요? 

👉 A. 만약 판매자가 당근마켓에 입점한 '비즈 프로필(동네 가게)' 사업자이고, 세금계산서 발행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무조건 받으세요. 이 경우 대표님 개인 통장이 아닌 법인 통장에서 이체하거나 법인 카드로 결제해야 원칙적으로 맞습니다. 세금계산서를 받으면 부가세 10% 공제도 가능합니다.

Q4. 법인 비용 처리를 위해 판매자의 주민번호를 받아야 하나요? 

👉 A. 원칙적으로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이나 사업자의 매입 처리를 위해 주민번호가 필요할 수 있으나, 당근마켓과 같은 중고 거래(일시적, 우발적 거래)는 판매자가 사업성이 없으므로 원천징수 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판매자가 주민번호 알려주기를 꺼린다면, 굳이 받지 않아도 [거래 내역+이체증]만으로 비용 입증(적격 증빙 불비 가산세 2% 대상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실비 인정은 됨)은 가능합니다. 다만, 3만 원 초과 거래에 대해 적격 증빙을 수취하지 않았으므로 2%의 증빙불비 가산세가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세무사와 상의하세요, 보통 소액 중고 거래는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