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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살림을 합쳤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의 부부들이 많습니다. 부부나 다름없이 생활하고 경제권도 공유한다고 생각하여 아파트 잔금이나 전세금 등 큰돈을 아무렇지 않게 상대방 계좌로 이체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하지만 세법의 눈으로 볼 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는 그저 남남일 뿐입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2억 원을 이체했다가는 생각지도 못한 거액의 세금 고지서를 받게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사실혼 부부의 자금 이체 시 발생하는 증여세 문제와 계산, 그리고 이를 합법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 세법상 남남인 사실혼 관계, 증여공제 0원
대한민국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인정하는 배우자란 혼인신고를 완료한 법률혼 배우자만을 의미합니다. 안타깝게도 사실혼 배우자는 법적으로 타인으로 분류됩니다. 이것이 왜 중요하냐면, 법적인 부부 사이에는 10년 동안 최대 6억 원까지 돈을 주고받아도 증여세가 한 푼도 발생하지 않는 배우자 증여재산 공제 혜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면 이 6억 원 공제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타인 간의 거래로 간주하기 때문에 증여재산 공제액은 0원입니다. 즉, 단돈 100만 원을 주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처럼 아파트 잔금을 위해 2억 원이라는 큰돈을 와이프 분 계좌로 이체한다면, 이는 국세청 입장에서 남에게 집 사라고 돈을 2억 원 그냥 준 것으로 간주합니다.
💸 2억 원 이체 시 내야 할 세금 계산
그렇다면 실제로 내야 할 세금은 얼마나 될까요? 증여세 세율은 과세표준 구간에 따라 다릅니다. 1억 원까지는 10퍼센트, 1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 구간은 20퍼센트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과세표준: 2억 원 (공제액 0원) 1단계(1억 원 이하): 1억 원의 10퍼센트 = 1,000만 원 2단계(1억 원 초과분): 나머지 1억 원의 20퍼센트 = 2,000만 원 총 산출 세액: 1,000만 원 + 2,000만 원 = 3,000만 원
놀랍게도 2억 원을 옮기는 것만으로 무려 3,000만 원의 세금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자진신고를 기한 내에 하면 3퍼센트(90만 원)를 깎아주긴 하지만, 그래도 2,910만 원이라는 거금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집 잔금 치르기도 빠듯한데 세금까지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 가장 확실한 해결책: 잔금일 전 혼인신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은 돈을 이체하기 전에 혼인신고를 마치는 것입니다. 증여세 납세 의무의 성립 시기는 재산을 취득한 때, 즉 계좌로 돈이 입금된 시점입니다. 따라서 아파트 잔금일이나 이체일 이전에 혼인신고서가 수리되어 법적 부부가 된다면, 그 즉시 배우자 공제 6억 원이 적용됩니다.
2억 원은 6억 원 한도 내에 충분히 들어오므로 증여세는 0원이 되며, 세무서에 신고할 필요조차 없어집니다(공제 한도 이내라면 신고 의무가 면제되지는 않으나 가산세 등 불이익이 사실상 없습니다). 만약 개인적인 사정으로 혼인신고가 어렵다면 아래의 차용증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 혼인신고가 어렵다면: 차용증 쓰고 이자 지급하기
당장 혼인신고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 돈을 증여가 아닌 빌려준 돈(대여금)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차용증(금전소비대차계약서)을 작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종이만 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자를 주고받은 내역이 통장에 남아야 국세청이 인정해 줍니다.
세법상 가족이나 특수관계인 간의 적정 이자율은 연 4.6퍼센트입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타인인 사실혼 관계에서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될까요? 원칙적으로 타인 간의 거래에서 무상으로 돈을 빌려주더라도, 그 이익(이자 상당액)이 1,000만 원 이상일 때만 증여세가 과세됩니다. 2억 원의 연 4.6퍼센트 이자는 920만 원이므로, 이자 없이 원금만 갚는 조건으로 차용증을 쓰고 공증을 받거나 내용증명을 보내 근거를 남기는 전략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 것은 매달 적정 이자를 지급하고 원금을 상환하는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단, 이 방법은 와이프 분이 나중에 질문자님께 다시 2억 원을 갚아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 공동명의는 어떨까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아파트를 단독 명의가 아닌 공동명의로 하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이 2억 원을 보태는 만큼 지분을 설정하여 공동명의로 등기하면, 질문자님의 돈이 질문자님의 지분을 취득하는 데 쓰인 것이므로 증여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대출 조건이나 향후 처분 시의 복잡함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은행 및 법무사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이체 전 혼인신고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일단 이체하고 나서 나중에 혼인신고를 하면 소급 적용되나요?
아니요, 안타깝게도 증여세는 증여일(이체일) 현재의 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돈을 보낼 당시에는 남남이었으므로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됩니다. 나중에 혼인신고를 하더라도 이체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공제 혜택을 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증여세 신고 기한(이체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내에 돈을 다시 반환하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이미 아파트 잔금으로 써버렸다면 반환이 불가능하므로 과세 위험이 큽니다. 반드시 순서를 지키세요.
Q2. 편법으로 부모님 통장을 거쳐서 받으면 안 되나요?
절대 안 됩니다. 질문자님 -> 장인어른 -> 와이프 순서로 돈을 보내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세청은 자금의 흐름을 끝까지 추적합니다. 이를 우회 증여라고 하며 걸리면 가산세까지 붙어 더 큰 세금 폭탄을 맞게 됩니다. 요즘은 부동산 취득 자금 소명 조사가 매우 철저합니다.
Q3. 차용증을 썼는데 나중에 결혼하면 그 빚은 어떻게 되나요?
나중에 혼인신고를 한 뒤에, 남편이 아내에게 채무를 면제해 주면(빚 안 갚아도 된다고 하면) 그 시점에 채무 면제 이익에 대한 증여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법적 부부이므로 6억 원 공제 한도가 적용되어 증여세 없이 빚을 탕감해 줄 수 있습니다. 즉, 지금은 차용증을 쓰고 이자를 내다가, 혼인신고 후 채무를 정리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입니다.